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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l 조회수 420
머스크, 1단 로켓 재착륙 성공
발사비 150억 절감 경쟁력 ‘업’
러·유럽도 “2030년 이전 개발”
한국형 ‘스페이스X’ 서둘러야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캡슐 ‘크루드래건’을 실은 팰컨9 로켓이 지난해 9월15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모습. AP연합뉴스
전 세계의 상업위성 발사시장은 지금 대혼란에 빠졌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때문이다. 그동안 개발된 고성능 우주발사체도 가격 경쟁에서 스페이스X의 재사용 우주발사체를 따라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머스크는 2002년 온라인 결제 대행 벤처 회사 페이팔을 팔아 마련한 2억달러로 전기자동차 벤처 테슬라와 위성 발사서비스 벤처인 스페이스X를 세웠다.

스페이스X의 목표는 기존의 10분의 1 가격으로 상업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를 들은 많은 로켓 과학자들과 기존의 위성 발사 서비스 회사들은 웃었다. 머스크가 과연 값싸고 신뢰성 높은 재사용 우주발사체를 만들 수 있을까? 머스크는 값싼 로켓을 만들기 위해서는 로켓 전체 가격의 80%를 차지하는 엔진을 값싸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제일 먼저 영입한 인재는 로켓엔진 전문가 뮬러였다. 뮬러는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킬 때 사용한 추력을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구조의 핀틀인젝터 로켓 엔진 특허를 갖고 있었다. 엔진은 구조가 간단해야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뮬러는 스페이스X의 팰컨9 우주발사체의 1단 로켓엔진인 머린엔진을 개발해서 제작비용을 줄였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그렇지만 엔진을 값싸게 제작하는 것만으로 발사서비스 비용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1단 로켓 재사용이 필요했던 것이다. 몇 번의 실패 끝에 2015년 12월 위성을 발사한 뒤 1단 로켓을 발사장에 다시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고 2016년 4월에는 해상에 떠 있는 바지선에 1단 로켓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우주발사체의 1단 로켓을 재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2017년 3월에는 이렇게 거둬들인 1단 로켓을 재사용해 위성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발사체 재사용 시대의 막을 올린 것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10년 동안 팰컨9 우주발사체를 142회 발사했고 지상에 1단 로켓을 102회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82회 재사용했다. 새 팰컨9 위성을 발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6200만달러(약 766억원)인데 재사용 1단 로켓을 사용하면 비용이 5000만달러(617억원)로 낮아져 위성 발사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독자적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를 실은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2020년 7월20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돼 우주로 향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동안 위성 발사시장에서 매력적인 우주발사체는 유럽의 아리안이었다. 아리안은 1982년 이후 매년 6~7회씩 위성을 발사했지만 최근에는 3회로 줄어들었다. 반면 스페이스X의 팰컨9은 2013년 3회에서 지난해에는 30회로 10배 늘었고 올해는 52회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의 우주발사체로는 스페이스X와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한 세계 각국은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는 소유즈2 우주발사체의 추진제를 바꾸어 엔진 성능을 20% 증가시키고 1단 로켓을 재사용하는 형태를 2026년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유럽도 26년간 사용하던 액체산소/액체수소 추진제 시스템을 바꾸고 1단 로켓을 재사용하는 형태로 2028년까지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선진국 대부분은 2030년 이전까지 기존 우주발사체를 버리고 새로운 재사용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팰컨9와 추진기관 시스템이 유사한 누리호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우리에게 우주선진국과 우주발사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1960년대 미국 나사(항공우주국)가 달착륙선 새턴5를 발사할 당시 구상한 로켓 1, 2단의 재활용 관련 아이디어가 담긴 개념도. 채연석 전 원장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며칠 전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사업 공청회를 개최했다. 2031년까지 2조원을 투입해 2단형 고성능 우주발사체와 재사용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발사체 선진국보다 5∼10년 늦은 20352040년쯤에나 재사용 우주발사체를 갖게 될 전망이다. 곧 출범할 정부에서는 항공우주 분야의 정부 조직을 강화해 항공우주산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체를 앞세우고 예산을 증액해서라도 2030년까지 국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국산 재사용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도전이 필요하다. 개발 시기와 목표가 좋으면 관련 산업체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고, 해외 공동개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누리호를 개발한 능력이라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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